[스크랩] 노량진수산 온양상회) 1.30(금) 참숭어+ 대방어+ 아나고

2015. 4. 19. 22:01맛집 이야기

 

 

대방어, 아나고, 숭어회 한 접시 /  하람

 

 

 

눈이 안와도, 애인 없어도 맛동사람들과 슬며시 찾고 싶은 곳

찬바람이 어깨를 치다가 등짝을 두드릴 때

오래 된 책표지 같은 노량진, 거기

어두운 지하철역 부근

 

 

기대감에 함께 찾아간 온양상회

그 복잡한 곳으로 들어가고 싶은 거라

갑자기, 내 안구는 흐려지겠지만

마음은 백열 전구처럼 환하게 눈을 뜰 테니까

 

 

세상은 혁명을 해도

우리는 찬 이슬 한 병에다 카스와 청하에

미리 주문한 회 한 접시를 주문하는 거라

밤공기가, 뒤척이며, 자꾸 내 옆에 앉고 싶어하면

나는 그날 노량진의 애인이 될 수도 있을 거라

 

 

이미 양쪽 볼이 불콰해진

아나고야, 너도 한 잔 할래?

너도 나처럼 콩가루와 양배추와 초장에 비비고 싶은 게로구나

강도 바다도 경계가 없어지는 밤

속수무책, 이슬이 내 옆구리를 적실 때

 

  

왜 여럿이 바쁠때 왔냐고

조근조근 따지는건지  벨소리를 무시하고

어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이모님들, 그 굵고 붉은 손목을

오래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라

나 혼자 오뎅 국물 속 무처럼 뜨거워져

답답해서 벨만 수십차례 누르며 속 뒤집혀 보는 거라

그래도 제철 회 3종세트는 너무 맛있었던거라.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출처 : 맛집동호회
글쓴이 : 하람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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